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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펴다? 피다? 맞춤법 구분(Feat. 담배를 피다? 피우다?)

몽이모자 2024. 3. 22. 10:33

어깨를 당당하게 피고 걷는 걸까요, 펴고 걷는 걸까요? 오늘은 '피다'와 '펴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담배는 피는 건지 피우는 건지까지도 확인해 볼게요. 오늘은 내용이 좀 많습니다. 결론은 마지막에 총정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일상에서 워낙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보니 아마도 '피다'와 '펴다'에는 꽤 많은 의미가 있을 텐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시죠.

          

펴다

1. 접히거나 개킨 것을 젖히어 벌리다. 

2. 구김이나 주름 따위를 없애어 반반하게 하다. 

3. 굽은 것을 곧게 하다. 또는 움츠리거나 구부리거나 오므라든 것을 벌리다.

4. 생각, 감정, 기세 따위를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주장하다.

5. 넓게 늘어놓거나 골고루 헤쳐 놓다.

6. 어떤 것을 널리 공포하여 실시하거나 베풀다.

7. 세력이나 작전, 정책 따위를 벌이거나 그 범위를 넓히다.    

역시나 '펴다'에는 꽤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 정도의 카테고리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펴다'에는 접힌 것을 벌리는 뉘앙스와 추상적인 개념을 베풀거나 실시하는 뉘앙스입니다. 주로 첫 번째, 접힌 것을 펼치는 뉘앙스가 일상에서 많이 쓰이기는 합니다만 두 번째 의미도 꽤 자주 접하게 되실 것이라 함께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문으로 확실히 각인해 볼까요? 


1.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에 급히 우산을 폈다.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날아 올랐다. 
나는 지도를 들고 목적지를 살폈다. 

2. 다리미로 셔츠의 주름을 펴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는지 그는 이마에 주름살을 펴고 목소리도 밝아졌다. 
꾸겨진 돈을 한 장 한 장 반듯하게 펴기 시작했다. 

3. 어깨를 활쫙 펴라
자세가 불편해서 다리를 쭉 폈다. 
가슴을 활짝 펴고 심호흡을 했다. 

4. 그는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를 폈다. 
꿈을 펴다.
반론을 펴기 어려운 상황이다. 

5.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누웠다. 
아까 놓았던 이부자리를 정리했다. 
고추를 말렸다. 

6. 전국에 계엄령을 폈다. 

7. 그들은 다시 세력을 펴기 시작했다. 
전국에 수사망을 펴야겠다. 

 

피다 

1. 꽃봉오리 따위가 벌어지다.

2. 연탄이나 숯 따위에 불이 일어나 스스로 타다. 

3. 사람이 살이 오르고 혈색이 좋아지다. 

4. 구름이나 연기 따위가 커지다. 

5. 가정이 수입이 늘어 형편이 나아지다. 

6. 냄새나 먼지 따위가 퍼지거나 일어나다. 

7. 천에 보풀이 일어나다. 

8. 웃음이나 미소 따위가 겉으로 나타나다. 

9. 곰팡이, 버짐, 검버섯 따위가 생겨서 나타나다. 

10. 액체나 종이가 천에 묻어 퍼지다. 

'피다'에는 더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씩 읽어 보면 전부 익숙한 의미죠? 일상에서 정말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피다'에는 무엇인가 생겨나는 뉘앙스, 퍼지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아래 예문들을 보시면 잘 느껴질 겁니다.   


1. 봄이 되었는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2. 나무가 젖어 불이 잘 피지를 않는다.

3. 그는 오랜만에 봤더니 얼굴이 피었다.    

4. 비가 오려는지 먹구름이 검게 피었다.  

5. 언제쯤 형편이 피게 될지 모르겠다.  

6. 그윽한 향기가 피어 방안을 가득 채웠다.

7. 스웨터에 보푸라기가 피다. 

8. 아이의 재롱에 집 안에 웃음꽃이 피었다. 

9. 빵에 곰팡이가 다 피어서 버려야겠어. 

10. 한지에 먹물이 피어 망가졌다. 

예문을 읽다 보면 이런 느낌이 드실 겁니다. '피었다'를 '폈다'로 쓸 수 없나? '피어'를 '펴'로 쓸 수는 없나? 

맞습니다. '피다'의 피 뒤에 '었'이 붙어 '피었다'로 쓸 수 있고 'ㅣ' 뒤에 '-어'가 와서 'ㅕ'로 줄 때에는 준 그대로 적기 때문에 '폈다'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원형은 '피다'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꽃이 활짝 폈다', '곰팡이가 펴 버려야겠다' 이렇게 활용은 할 수 있지만 '피다'의 준말 형태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펴다'와 '피다'의 의미를 구분해 보았습니다. 정리하면 '펴다'에는 접힌 것을 벌리는, 추상적인 것을 실시하는 뉘앙스가 있고 '피다'에는 무언가 생겨나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피다'의 활용으로 '폈다'나 '펴'로 쓰일 수 있다는 것까지 알아두시면 되겠고요. 

구조적으로 '피다'는 자동사이기 때문에 목적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위의 예문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피다'에 목적어가 오는 경우에는 사동사인 '피우다'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피우다'는 '피다'에 사동 접미사 '-우'가 결합된 파생어라는 사실도 하나 짚고 넘어가죠. 따라서 담배를 피우다,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피우지 마 등등으로 써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하세요. 

꽤 많은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펴다'와 '피다'의 의미 구분부터 '피다'의 사동사, '피우다'까지 같이 묶어서 구분해 두면 앞으로 훨씬 수월하게 문장을 완성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