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 중의 하나인 지와 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지, 만은 붙여 쓰는 경우와 띄어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분하는 기준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결론만 빠르게 확인하셔야 하는 분들을 위해 먼저 말씀드리자면,
'지' '만' : 둘 다 시간의 개념이 들어가면 앞말과 띄어 씁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볼까요?
▷지 : 의존명사, 어미
'지'는 의존명사와 어미로 쓰입니다. 이 중 의존명사로 사용되는 경우만 앞말과 띄어 쓰면 됩니다. 모든 단어는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죠. 띄어쓰기 대원칙입니다. 그러면 둘 중 어느 것으로 활용됐는지만 파악하면 띄어쓰기는 문제없겠네요.
1. 의존명사 '지' :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
지가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시간의 개념이 들어갑니다. 이런 경우 앞말과 띄어 씁니다. 예문을 한번 보실까요?
운동을 시작한∨지 두 달 되었다. 건물이 지어진∨지 10년은 넘은 것 같다. 결혼한∨지 얼마나 되셨어요? |
2. 어미 '-ㄴ지' '-ㄹ지' :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연결 어미.
앞말에 ㄴ 혹은 ㄹ받침이 들어가면서 지로 끝나는 어미입니다. -ㄴ지, -ㄹ지
어미는 단어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먹다에서 '먹'은 어간입니다. 핵심 의미를 품고 변하지 않는 부분이죠. '다'는 어미입니다. 먹다, 먹을, 먹고, 먹는다 등과 같이 변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어간과 반드시 붙어서 써야겠죠. 혼자 있어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 자립성이 없는 녀석입니다. 예문 보겠습니다.
저 친구가 운동을 시작했는지 몸이 좋아졌다. 이 건물이 큰 건지 작은 건지 감을 못 잡겠다. 결혼을 할지 말지 모르겠다. |
▷만 : 의존명사, 조사 + 만하다
'만'은 의존명사와 조사로 쓰입니다. 의존명사는 앞에서 설명했으니 넘어가고 조사를 볼까요?
조사는 단어를 기능, 형태, 의미에 따라 나눈 품사에 해당합니다. 즉, 조사는 단어라는 건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든 조사를 앞말에 붙여쓰고 있습니다. 잘못된 걸까요? 아닙니다. 띄어쓰기 규정 첫 번째에 명시되어 있는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를 따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존명사인 경우만 구분하면 되겠군요.
1. 의존명사 '만' : 앞말이 가리키는 만큼 지난 시간이나 떨어진 거리를 나타내는 말.
마찬가지로 만이 의존명사로 쓰일 때도 시간의 개념이 들어갑니다. 만에는 추가로 거리 개념도 있기는 합니다만 쓰이는 경우를 많이 접하지는 않습니다. 예문 보겠습니다.
이게 얼마∨만이야. 만난 지 2시간∨만에 떠나버렸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1km∨만에 힘이 풀렸다. |
2. 조사 '만'
의존명사가 아닌 경우는 대부분 조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쓰임이 워낙 다양하지만 한국어를 모국어로 둔 사람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예문으로 확인해 보시죠.
웃기만 하지 말고 말을 해. 그 사람을 만나야만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한 번만 봐주세요.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다. |
3. -만하다 : 어떤 대상이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할 타당한 이유를 가질 정도로 가치가 있음을 나타내는 말,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 보조 형용사.
추가로 한 단어인 만하다의 쓰임까지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형용사이니 앞말과는 띄어 쓰되 만하다가 통으로 한 단어이므로 뒷부분은 붙여 쓰면 되겠죠. 복잡하니 예문을 보도록 합시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먹을 만한 음식이야. 나는 차를 살 만한 형편이 되지 않아. |
지와 만의 띄어쓰기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습니다.
결론은 시간의 개념이 들어가면 띄어 쓴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되고 추가로 '-만하다'는 한 단어라는 것까지 예문과 함께 기억해두시면 금상첨화겠습니다.
우리말이 참 어렵습니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고 반대로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는 허용의 경우까지 다양하죠.
그래도 저런 복잡한 경우를 제외하고 너무나 명확한 근거가 있는 띄어쓰기만큼이라도 제대로 지켜서 쓰겠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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