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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질맛 나다? 감칠맛 나다? 맞춤법 구분(feat. 감질나다)

by 몽이모자 2024. 3. 18.

흔히 속 시원하지 않고 아슬아슬한 상태에서 우리는 '감질맛 나게 하지 마!'라고 하죠. 그런데 이게 맞는 표현일까요? 오늘은 '감질맛'과 '감칠맛'을 구분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서 '감칠맛이 상당하다'라는 표현도 쓰죠. 그렇다면 감질맛과 감칠맛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오늘도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감질맛'은 없는 단어, '감칠맛'만 맞는 표현이다. 

'감질맛'이라는 단어는 아예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질맛'이라고 쓰곤 했을까요? 그리고 '감칠맛'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감칠맛 : 음식물이 입에 당기는 맛.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 

감칠맛에는 입에 당기거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 즉 자꾸 끌리는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음식에만 쓸 수 있는 표현은 아니죠. 그래도 보통 먹방에서 많이 듣는 말이긴 하죠. 감칠맛에는 아쉬움의 뉘앙스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감질맛 나게 하지 마'라는 표현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감질맛'은 어쩌다가 쓰게 된 걸까요?

감질나다 : 바라는 정도에 아주 못 미쳐 애가 타다.  감질 : 바라는 정도에 아주 못 미쳐 애타는 마음.

애가 타는 뉘앙스는 '감질나다'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감질'이라고 하고요. 따라서 '감질맛 나게 하지 마'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감질나게 하지 마'가 맞는 표현인 겁니다. 

잠깐 '감질나다'의 유래를 말씀드리자면 '감질'이라는 단어에는 음식 조절을 잘못하여 어린아이에게 생기는 병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 병에 걸리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음식을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데요. 이렇게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어 애가 타는 '감질'의 증상에서 유래한 것이 바로 이 '감질나다'입니다. 

예문으로 '감칠맛'과 '감질나다'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어머니가 만드는 음식은 언제나 간이 맞고 감칠맛이 난다. 
시골 마을에서 먹었던 돼지고기의 감칠맛을 잊을 수 없다. 
혀끝에 감칠맛이 돈다. 
그녀는 이야기를 참 감칠맛 나게 잘한다. 
글이란 이렇게 감칠맛이 있어야 한다. 

자꾸 감질나게 조금씩 주지 말고 듬뿍 주어라. 
수돗물이 감질나게 나온다. 
얘기를 속 시원하게 하지 않으니 감질나서 못 참겠다. 
사람들 몰래 눈을 맞추는 일은 늘 감질나기 마련이었다. 
드라마 예고편이 너무 짧아서 감질나. 

 


'감칠맛'만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오늘 배웠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질맛'은 없는 단어이며 '감질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올바르고요. '감칠맛'은 자꾸 당기는, 끌리는 뉘앙스이며 '감질나다'는 애가 타는 뉘앙스라는 것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어머니는 감칠맛 도는 김치찌개를 감질나게 조금씩 만드셨다. 

위의 문장으로 두 개의 의미를 구분해 볼 수 있겠죠?😊